회복탄력성에 대하여

저는 경쟁 자체를 나쁘게 보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경쟁이 특히 심한 사회는 필연적으로 실패의 경험을 많이 낳고, 이는 분명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통해 성장하고 다음번에는 더 나은 결과를 내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지만, 그래도 실패보다는 성공의 경험이 당연히 더 유익하니까요. 웬만한 멘탈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반복된 실패를 겪으면 자신감은 떨어지고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살면서 다양한 경험들을 통해 많은 걸 배웠지만, 그중에서 가장 명확한 진리는 바로 회복탄력성입니다. 왜냐하면, (무엇이든 다 잘하고 매번 운도 따르는 극소수의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우리는 살면서 필연적으로 여러 번의 실패를 마주하기 때문입니다. 일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또는 삶의 사소한 부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마주하는 여러 실패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만큼 어려우면서 중요한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리 작은 실패라도, 그것을 마주하는 올바른 자세는

1. 실패를 했다는 인지 (아, 이건 실패했구나. 애써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기)

2. 실패에 대한 분석 (왜 실패했지? 내가 뭘 잘못했나? 운이 나빴나?)

3. 개선 방안 수립 (어떻게 하면 이 실패가 반복되지 않을 수 있지?)

가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나 자신에 대한 자책과 절망이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물론 이건 지나치게 이상적/이성적인 얘기이고 현실에서는 그냥 주저앉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사고의 프로세스를 아는 상태에서 실패를 마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크겠죠.

저는 회복탄력성이 도전이나 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미처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잘 나아가는 데 있어서,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게 회복탄력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혹시 그걸 느끼지 못한다면 매우 성공적인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