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려운 게 실행이라고들 합니다. 상상만 하다가 어영부영 시간을 떠나보내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과연 제대로 해석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거창하게 시작은 했는데, 결국 흐지부지된 경험이 얼마나 있으신가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과 같이 실행력이 첫 절반이라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나머지 절반을 채우는 건 지속력입니다. 어찌 됐든 완결을 볼 때까지 끌고 가는 힘이죠.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시작은 거창하게 하는데 거기에 취해버린다는 겁니다. 실행만으로, 어쨌든 내가 시도는 해봤다!라는 사실에 취해 더 나아가질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작은 창대하고 끝은 초라한 경우를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봅니다. 지속의 과정은 길고 지난하니까요.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면 결국 나는 여기저기 깔짝대기만 하고 뭐 하나 제대로 이뤄내지는 못한 사람이 되는 겁니다.
정말 냉정하게 보죠.
솔직히 일이든, 사이드 프로젝트든, 운동이든, 공부든, 특정 임계점을 넘지 못하면 큰맘 먹고 시작해도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임계점이란 반드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이 아니라, 작더라도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책 한 권을 시작했으면 끝까지 읽지는 못하더라도 읽은 내용에 대한 독후감을 남기는 게 있을 수 있겠네요. 운동을 시작했다면 구체적인 목표(몸무게, 바디 프로필 등)를 정해두고 달성하는 게 있겠습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프로젝트마다 마일스톤을 정해놓습니다. 일단 시작했으니, 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끝까지 해보겠다는 것입니다. 목표가 반드시 거대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그 정도의 에너지를 투입할 가치와 가능성이 있는지를 먼저 타진하는 과정이 필요하니까요.
마일스톤의 역할은 방향과 거리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달리겠다를 결정하는 것이죠. 우리가 시작하는 대다수의 크고 작은 도전이 흐지부지되는 이유는 (1) 중간에 방향을 잃어버리고 (2)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갈 건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이걸 오래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나와 도저히 맞지 않는지 판단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해봤는데 안 되겠다 싶으면 빨리 포기하고,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충분히 깊게 몰입해야 하는 겁니다. 존버가 절대선, 포기가 절대악은 아닙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첫 실행의 순간까지만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극초기의 단계까지만요. 그 이후에는 빠른 판단과 지속적인 몰입이 훨씬 중요합니다. 시작 그 자체는 그리 어려운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Q. 무언가를 꾸준히 지속해 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그것을 지속하게 한 힘은 무엇이었나요? 없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