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의미 찾기

휴튼 글쟁이
2022년 12월 15일
<p><i><b>“냉소주의에 대해 말한 레터를 보고 나중에 실존주의에 대해서도 다뤄주시면 좋겠어요.”</b></i> 지난주 레터에서 한 구독자분이 저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미션을 주셨습니다.</p><p>우선 저는 철학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제 고민에 맞는 철학자와 사상들만 그때그때 얕게 취해 읽는 사람이라서 죄송스럽게도 실존주의에 대해 깊이 설명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책과 글을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고민의 결과들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span style="font-size: 12px;">(쓰레기 같은 고민 아닙니다)</span></p><p><br></p><p><b>## 냉소주의</b></p><p>에필로그의&nbsp;<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53?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font color="#ed6f63"><u>다른 글</u></font></a>에서는, <b>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 냉소주의에 빠진 사람들</b>이 많다고 말씀드렸습니다(가짜 목적). 냉소주의란 예를 들어 이런 태도를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다 부정한 방법으로 성공한 거야. 어차피 요즘은 열심히 해도 성공할 수 없어, 그런데 뭐하러 노오력하며 살아? 어차피 현실은 추한데 뭐하러 관심을 갖고 희망을 찾아? 의미? 세상에 의미 같은 건 없어. 그러니까 삶의 의미나 목적을 찾는 건 헛된 짓이야.</p><p><br></p><p>&lt;인간 본성의 법칙&gt;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이런 냉소주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b>마치 자신들이 쿨하고 멋진 것처럼</b> 행동한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심드렁하고 비웃는 듯한 분위기를 풍겨서, 자신은 모든 걸 꿰뚫고 있다는 듯이 보이려고 하죠.</p><p>하지만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사실 <b>유치한 두려움</b>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것, 괜히 사람들 눈에 띄었다가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이를 쿨한 척하며 감추려는 것이죠.</p><p><br></p><p><b>## 꼭 개인의 문제는 아닐 수도</b></p><p>저는 냉소주의에 빠진 사람들과 있으면 기가 빨리는 것 같아서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데요, 사실 저는 <b>마냥 이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b>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실제로 우리(특히 20, 30대)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자칫 냉소주의에 빠지기 좋은 환경이 되었으니까요.</p><p><br></p><p>냉소주의가 주로 냉소하는 대상은 <b>전통적인 가치</b>입니다. 전통적인 가치? 예를 들면 이런 게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 즉 대한민국이 고도 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노력이 중요하고 유효했습니다. 지금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집도 사고, 가정도 꾸리고, 넉넉하게 살 수 있을 거야, 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맞았죠.</p><p>하지만 지금은 그 믿음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으로 대충 덧셈 곱셈 몇 번만 해봐도 평균적인 월급쟁이의 봉급으로는 부자는 커녕 넉넉할 삶을 영위하기도 힘들겠다는 게 보여요. <b>그래서 노력을 냉소하게 됩니다.</b>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고 느끼기 때문이죠.</p><p><br></p><p>저의 인생책 &lt;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gt;의 저자 이진우 교수님은,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기도 전에 득도를 한다고 표현합니다. 조금 살아보니, 그리고 미래를 대충 생각해보니 열심히 살아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p><p>이게 심해지면 <b>세상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회의하는 사람</b>이 됩니다. 희망, 동정, 사랑, 노력, 이런 가치들을 추구하는 건 낡아빠지고 무의미한 짓이죠. 니체가 말하는 ‘마지막 인간’입니다.</p><p><br></p><p><b>## 근데 원래 의미는 없다</b></p><p>그런데요, 실존주의는 원래 인간의 삶에는 주어진 의미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냥 세상에 태어나져버렸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요. <b>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b></p><p>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아무런 의무도 없습니다. 사회의 훌륭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착한 아들딸이 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사실 무의미한 것들입니다.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착한 아들딸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건 다 사회가 규칙으로 정해놓은 <b>인위적인 의미</b>이죠.</p><p><br></p><p>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b>인간이 본질적으로는 한없이 자유로운 존재</b>라고 표현합니다. 아무런 의무도, 추구해야 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인간은 아무 선택이나 내려도 됩니다. 그 선택의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요.</p><p>간혹 사람들이 얘기하는 “실존적 위기에 빠졌다”라는 표현 역시 이를 뜻하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지? 뭘 위해서? 등등의 질문에 빠지는 것이죠.</p><p><br></p><p>이렇게 아무런 의미가 주어지지 않은 인간에게는 <b>두 가지 선택지</b>가 있습니다. 의미를 상실한 채 냉소주의에 빠지거나, 의미를 직접 찾는 것입니다. 니체는 후자를 얘기합니다. 삶에 의미가 없다면 냉소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b>직접 의미를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b>고 말합니다. 니체는 이걸 ‘자신을 극복한다’는 번지르르한 표현으로 얘기합니다.</p><p>여기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b>나만의 정답을 찾는다는 뜻</b>입니다. 나만의 가치를 세운다고도 합니다.</p><p><br></p><p><b>## 의미를 찾는 법</b></p><p>아니 근데, 그래서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으라는 건가요.</p><p>사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니체도 답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저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p><p><br></p><p>저는 <b>나를 움직이는 힘</b>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합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 나의 내적 동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왜 그런 내적 동기를 갖게 되었는지, 그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래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늘 많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눕니다.</p><p><br></p><p>그 고민의 결과가 그리 거창하지도 않아요. 예를 들어 <b>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b>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제 삶의 방향성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많이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등한시할만큼 매몰되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합니다.</p><p>또 제가 큰 행복을 느낄 때는 주변 사람들이 <b>제가 쓴 글을 보고 자극을 받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고 말해줄 때</b>입니다. 그래서 저는 퀄리티가 높은 글은 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제 관점과 생각을 담은 글을 꾸준히 오래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에필로그 레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 하나하나가 모여 나만의 온전한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구요.</p><p><br></p><p>이런 일련의 질문들을 던지고 깊게 고민하며 나만의 의미와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p><p><br></p><p>



























</p><p><b><font color="#ed6f63">Q.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font></b></p>

“냉소주의에 대해 말한 레터를 보고 나중에 실존주의에 대해서도 다뤄주시면 좋겠어요.” 지난주 레터에서 한 구독자분이 저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미션을 주셨습니다.

우선 저는 철학에 대해 잘 아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제 고민에 맞는 철학자와 사상들만 그때그때 얕게 취해 읽는 사람이라서 죄송스럽게도 실존주의에 대해 깊이 설명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책과 글을 통해 배운 것들 그리고 고민의 결과들을 공유드리려고 합니다. (쓰레기 같은 고민 아닙니다)


## 냉소주의

에필로그의 다른 글에서는, 자신의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해 냉소주의에 빠진 사람들이 많다고 말씀드렸습니다(가짜 목적). 냉소주의란 예를 들어 이런 태도를 말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다 부정한 방법으로 성공한 거야. 어차피 요즘은 열심히 해도 성공할 수 없어, 그런데 뭐하러 노오력하며 살아? 어차피 현실은 추한데 뭐하러 관심을 갖고 희망을 찾아? 의미? 세상에 의미 같은 건 없어. 그러니까 삶의 의미나 목적을 찾는 건 헛된 짓이야.


<인간 본성의 법칙>의 저자 로버트 그린은, 이런 냉소주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은 마치 자신들이 쿨하고 멋진 것처럼 행동한다고 말합니다. 이들은 심드렁하고 비웃는 듯한 분위기를 풍겨서, 자신은 모든 걸 꿰뚫고 있다는 듯이 보이려고 하죠.

하지만 이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사실 유치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시도했다가 실패하는 것, 괜히 사람들 눈에 띄었다가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이를 쿨한 척하며 감추려는 것이죠.


## 꼭 개인의 문제는 아닐 수도

저는 냉소주의에 빠진 사람들과 있으면 기가 빨리는 것 같아서 정말 싫어합니다. 그런데요, 사실 저는 마냥 이들만을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실제로 우리(특히 20, 30대)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가 자칫 냉소주의에 빠지기 좋은 환경이 되었으니까요.


냉소주의가 주로 냉소하는 대상은 전통적인 가치입니다. 전통적인 가치? 예를 들면 이런 게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 즉 대한민국이 고도 성장을 하던 시기에는 노력이 중요하고 유효했습니다. 지금 열심히 일하면 나중에 집도 사고, 가정도 꾸리고, 넉넉하게 살 수 있을 거야, 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맞았죠.

하지만 지금은 그 믿음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으로 대충 덧셈 곱셈 몇 번만 해봐도 평균적인 월급쟁이의 봉급으로는 부자는 커녕 넉넉할 삶을 영위하기도 힘들겠다는 게 보여요. 그래서 노력을 냉소하게 됩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고 느끼기 때문이죠.


저의 인생책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의 저자 이진우 교수님은, 젊은이들이 나이가 들기도 전에 득도를 한다고 표현합니다. 조금 살아보니, 그리고 미래를 대충 생각해보니 열심히 살아봤자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겁니다.

이게 심해지면 세상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회의하는 사람이 됩니다. 희망, 동정, 사랑, 노력, 이런 가치들을 추구하는 건 낡아빠지고 무의미한 짓이죠. 니체가 말하는 ‘마지막 인간’입니다.


## 근데 원래 의미는 없다

그런데요, 실존주의는 원래 인간의 삶에는 주어진 의미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그냥 세상에 태어나져버렸습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요. 어떤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아무런 의무도 없습니다. 사회의 훌륭한 일꾼이 되어야 한다, 성숙한 시민이 되어야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착한 아들딸이 되어야 한다, 이런 것들은 사실 무의미한 것들입니다. 성숙한 시민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착한 아들딸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이런 건 다 사회가 규칙으로 정해놓은 인위적인 의미이죠.


그래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인간이 본질적으로는 한없이 자유로운 존재라고 표현합니다. 아무런 의무도, 추구해야 할 의미도 없기 때문에 인간은 아무 선택이나 내려도 됩니다. 그 선택의 결과에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하지만요.

간혹 사람들이 얘기하는 “실존적 위기에 빠졌다”라는 표현 역시 이를 뜻하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추구하면서 살아야 하지? 뭘 위해서? 등등의 질문에 빠지는 것이죠.


이렇게 아무런 의미가 주어지지 않은 인간에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의미를 상실한 채 냉소주의에 빠지거나, 의미를 직접 찾는 것입니다. 니체는 후자를 얘기합니다. 삶에 의미가 없다면 냉소주의에 빠질 것이 아니라, 직접 의미를 찾거나 만들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니체는 이걸 ‘자신을 극복한다’는 번지르르한 표현으로 얘기합니다.

여기서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나만의 정답을 찾는다는 뜻입니다. 나만의 가치를 세운다고도 합니다.


## 의미를 찾는 법

아니 근데, 그래서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으라는 건가요.

사실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니체도 답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저는 이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나를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합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지, 나의 내적 동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왜 그런 내적 동기를 갖게 되었는지, 그게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래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늘 많은 생각을 하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눕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그리 거창하지도 않아요. 예를 들어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저에게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제 삶의 방향성은, 열심히 일하고 돈을 많이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 연인을 등한시할만큼 매몰되어서는 안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합니다.

또 제가 큰 행복을 느낄 때는 주변 사람들이 제가 쓴 글을 보고 자극을 받고 생각에 잠기게 되었다고 말해줄 때입니다. 그래서 저는 퀄리티가 높은 글은 쓰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제 관점과 생각을 담은 글을 꾸준히 오래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에필로그 레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 하나하나가 모여 나만의 온전한 삶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구요.


이런 일련의 질문들을 던지고 깊게 고민하며 나만의 의미와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Q.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인가요?

💌 매주 목요일 오전, 생각할거리를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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