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지는 경기

휴튼 글쟁이
2022년 12월 29일
<p>넷플릭스의 <b>&lt;플레이북: 게임의 법칙&gt;</b>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br></p><p><br></p><p>저는&nbsp;<b>인터뷰 콘텐츠</b>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인터뷰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유는&nbsp;<b>한 사람의 삶을 깊이 조명하기 때문</b>이에요. 어떤 한 사람이 해온&nbsp;경험, 가진&nbsp;생각과 철학&nbsp;등이 그 사람의 가장 고유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인터뷰는 바로 그러한 부분들을 뽑아내는 거구요.</p><p><br></p><p>&lt;플레이북: 게임의 법칙&gt;이라는 작품 역시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b>유명한 스포츠 감독/코치들</b>이 그 대상인데요, 축구를 잘 모르는 저에게도 익숙한&nbsp;무리뉴&nbsp;감독도 출연하고, 그 외에도 농구, 테니스 등 여러 스포츠의 감독들이 각각 한 에피소드에 출연합니다.</p><p><br></p><p>그중 유명한 테니스 코치인&nbsp;파트리크 무라토글루(발음 한번에 성공하기 어려움)의 에피소드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가 했던 얘기 중,&nbsp;<b>테니스 선수들이 가끔 일부러 경기에서 진다</b>는 내용이 있었어요. 이상한 일이죠. 그들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는 사람들인데 말입니다.</p><p>무라토글루 코치 역시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훈련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경기에만 나가면 일부러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이 이상했죠. 그는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관찰하며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b>'재능을 잃고 싶지 않아서'</b>였다고 해요. 무슨 뜻인가 하면,</p><p>선수들, 특히 뛰어난 선수들은 보통 자신의 재능에&nbsp;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경기에서 패배하면? 그럼 주변으로부터 나에게&nbsp;재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게 될 테고, 그게 두려워서 일부러 경기에서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경기에 지고 난 뒤,&nbsp;<b>내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졌다는 핑계를 만들기 위해서요.</b></p><p>그는 그런 선수들을 가리켜 <b>"자신이 유일하게 중요시하는 재능이 없어졌다고 느낄까 봐 두려운 것"</b>이라고 얘기합니다.</p><p><br></p><p>이 부분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내가 그러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냉정히 돌아봤을 때 절대 아니라고는 못하겠더군요.&nbsp;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 두려워서 미리 핑계를 만들어두는 겁니다.</p><p><b>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실패한 거야</b>-라면서요. 내가 진짜 열심히 했으면 결과는 충분히 좋았을 텐데, 결과가 좋지 않은 건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거죠. 이렇게 자신에게 얘기하지만,&nbsp;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힘든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저 100%의 노력을 쏟을 용기가 없는 사람인 겁니다.</p><p><br></p><p>조금 더 생각해보니, 100%의 노력을 쏟지 않는 이유가 하나 더 생각났습니다.</p><p>바로&nbsp;내 <b>노력의 최대치가 만들어내는 결과</b>를 마주하기가 두려워서입니다. 내 노력의 결과가 허사로 돌아가는 걸 보는 건 곧&nbsp;<b>나의 한계</b>를 마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는 열심히 해도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하는 사실을 마주하기가 두려운 거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지나치게 미화된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p><p><br></p><p>돌아보니 제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게 내 노력을 100% 쏟을 만큼 중요한 일인가?"라는 그럴싸한 핑계를 대며 웬만하면 적당한 노력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b>100%의 노력</b>이라는 건 매우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써야 하겠죠. 하지만 정당한 질문과 비겁한 핑계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p><p><br></p><p>혹시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 경험. 반대로 100%의 노력을 쏟는 것에 별 거리낌이 없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깁니다.</p>

넷플릭스의 <플레이북: 게임의 법칙>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저는 인터뷰 콘텐츠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인터뷰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유는 한 사람의 삶을 깊이 조명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한 사람이 해온 경험, 가진 생각과 철학 등이 그 사람의 가장 고유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인터뷰는 바로 그러한 부분들을 뽑아내는 거구요.


<플레이북: 게임의 법칙>이라는 작품 역시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유명한 스포츠 감독/코치들이 그 대상인데요, 축구를 잘 모르는 저에게도 익숙한 무리뉴 감독도 출연하고, 그 외에도 농구, 테니스 등 여러 스포츠의 감독들이 각각 한 에피소드에 출연합니다.


그중 유명한 테니스 코치인 파트리크 무라토글루(발음 한번에 성공하기 어려움)의 에피소드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가 했던 얘기 중, 테니스 선수들이 가끔 일부러 경기에서 진다는 내용이 있었어요. 이상한 일이죠. 그들은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매일같이 노력하는 사람들인데 말입니다.

무라토글루 코치 역시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훈련 때는 그렇게 열심히 하다가 경기에만 나가면 일부러 경기를 포기하는 모습이 이상했죠. 그는 지속적으로 선수들을 관찰하며 이유를 알아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재능을 잃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해요. 무슨 뜻인가 하면,

선수들, 특히 뛰어난 선수들은 보통 자신의 재능에 큰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경기에서 패배하면? 그럼 주변으로부터 나에게 재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게 될 테고, 그게 두려워서 일부러 경기에서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경기에 지고 난 뒤, 내가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졌다는 핑계를 만들기 위해서요.

그는 그런 선수들을 가리켜 "자신이 유일하게 중요시하는 재능이 없어졌다고 느낄까 봐 두려운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이 부분을 보고 뜨끔했습니다. "내가 그러고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냉정히 돌아봤을 때 절대 아니라고는 못하겠더군요.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 두려워서 미리 핑계를 만들어두는 겁니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실패한 거야-라면서요. 내가 진짜 열심히 했으면 결과는 충분히 좋았을 텐데, 결과가 좋지 않은 건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라고 말하는 거죠. 이렇게 자신에게 얘기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속이기 힘든 사람이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그저 100%의 노력을 쏟을 용기가 없는 사람인 겁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니, 100%의 노력을 쏟지 않는 이유가 하나 더 생각났습니다.

바로 내 노력의 최대치가 만들어내는 결과를 마주하기가 두려워서입니다. 내 노력의 결과가 허사로 돌아가는 걸 보는 건 곧 나의 한계를 마주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나는 열심히 해도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구나-하는 사실을 마주하기가 두려운 거죠.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지나치게 미화된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


돌아보니 제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게 내 노력을 100% 쏟을 만큼 중요한 일인가?"라는 그럴싸한 핑계를 대며 웬만하면 적당한 노력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 물론 저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100%의 노력이라는 건 매우 소중한 자원이기 때문에 현명하게 써야 하겠죠. 하지만 정당한 질문과 비겁한 핑계는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두려워 일부러 노력하지 않는 경험. 반대로 100%의 노력을 쏟는 것에 별 거리낌이 없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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