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다움에 대한 책 3권

휴튼 글쟁이
2023년 1월 26일
<p>자기답게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판단의 기준이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 주변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선택하는 것, 주체적으로 사는 것, 이 모든 것이 정말 어렵지만 동시에 한 개인에게 있어서 굉장히x100 중요합니다.</p><p>에필로그의 <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28?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font color="#ed6f63"><u>여러 글</u></font></a>에서도 말씀드려 왔지만, 어떤 사람이 자기답다는 건 곧 <b>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b>는 뜻입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나는 언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지 등, 나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나만의 답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p><p>그래서 오늘은 <b>자기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책 세 권</b>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모두 제가 직접 읽은 책이고, 책상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두고 수시로 펼쳐보는 책들입니다.<br></p><p><br></p><p>제가 선정한 자기다움을 키워주는 책은 이렇게 세 권입니다:</p><p>1. <b>&lt;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gt;</b>, 이진우</p><p>2. <b>&lt;인간 본성의 법칙&gt;</b>, 로버트 그린</p><p>3. <b>&lt;싱크 어게인&gt;</b>, 애덤 그랜트</p><p><br></p><p>--</p><p><b>1.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b></p><p>니체가 쓴 &lt;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gt;라는 무시무시한 책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몇 번 시도했다가 포기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다양한 해설 영상과 해설서를 찾아봤는데요,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lt;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gt;입니다. 이 책은 포항공과대학의 이진우 교수님께서 니체의 책을 쉽게 풀어쓰신 해설서인데요, 제목은 거부감을 유발하지만 내용은 정말 좋습니다.</p><p><br></p><p>니체는 &lt;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gt;를 <b>“스스로 깨우치고 문제를 해결하며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b>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기다운 삶, 주체적인 삶 등에 대해 고민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입니다.</p><p><br></p><p>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소개드립니다.</p><p><i>“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말 깨어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또 다른 부분인 <b>본능과 충동과 욕구</b>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i></p><p><br></p><p>사람은 누구나 나의 좋은 모습, 성숙한 모습만을 보고 인정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본인 삶을 진지하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향이 더한 것 같습니다(제 얘기 맞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b>내 안에 있는 어두운 면, 부끄러운 면조차도</b> 마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나를 움직이는 욕망을 이해해야 진짜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그 욕망과 충동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그런 것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 잘 인지하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p><p><br></p><p>비슷한 맥락에서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p><p><i>“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자신에게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b>경멸할 만한 것</b>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자는 자신을 절대 극복하지 못합니다. (…) 내가 어떤 것을 동경하거나 희망하거나 기대할 때, 경멸하는 것이 생겨요.”</i></p><p><br></p><p>그러니까 더 나은 내 모습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나의 부족하고 못난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니체 철학의 키워드 중 하나는 <b>‘자기 극복’</b>인데요, 지금의 내가 가진 결점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극복 역시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니체는 “자기 자신을 더는 경멸할 줄 모르는 더없이 경멸스러운 인간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니체 철학의 특징인데 이 선생님은 말이 아주 셉니다..</p><p><br></p><p><b>고독</b>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p><p><i>“우리가 두 발을 딛고 자신만의 가치로 가지고 살아가려면 때로는 치열하게 고독할 줄 알아야 합니다. <b>고독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냥 휩쓸려서 살아갑니다.</b> 남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남이 사는 방식대로 살아요. 그것은 니체가 마지막 인간이라고 일컫는 시장의 군중인 거죠. 니체는 군중이 되지 말자고, 휩쓸려가는 삶을 살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nbsp;</i></p><p><i>(…)&nbsp;</i><i><b>자기 자신을 발견하려면 고독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b> 고독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게 됩니다. 혼자 있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고,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i></p><p><br></p><p>제가 <b>혼자 있는 시간</b>을 매우 가치있게 여기는 이유입니다. 하루하루 밀도있게 사는 것도 좋고,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b>나와 단둘이 있는 시간</b>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볼 수 있기 때문이죠.</p><p><br></p><p>사실 니체의 철학은 워낙 깊고도 방대하기 때문에 이 책 하나 읽고 그의 철학을 이해했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니체의 철학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그 중 일부분만을 알고 있을 뿐이구요. 다만 그 일부분이 저에게는 정말 큰 영향을 미쳤고, 제가 &lt;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gt;를 두고두고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p><p><br></p><p><b>2. 인간 본성의 법칙</b></p><p>에필로그의 여러 글에서 소개드린 책입니다.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책이에요.</p><p><br></p><p>로버트 그린의 &lt;인간 본성의 법칙&gt;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보라고 하면, 저는 <b>“나를 벌거벗기고 거울 앞에 세우는 책”</b>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p><p>저자는 책에서 인간의 본성 18가지를 소개하는데요, 열여덟 번 벌거벗겨져 거울 앞에 세워지고 나면 얼굴도 화끈거리지만 기분이 묘하게 좋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내가 잘 알고있던 / 어렴풋이 알고있던 / 전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명확하게 묘사해주기 때문입니다.</p><p><br></p><p>저자는 모든 인간의 내면에 <b>‘저차원적 자아’</b>와 <b>‘고차원적 자아’</b>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차원적 자아는 감정적 반응을 보이고 방어적 자세를 취하려는 놈입니다. 내가 옳다고 느끼고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즉각적 쾌락과 오락거리를 찾으며, 언제나 저항이 가장 작은 길을 택하게 한다고 합니다.</p><p>반대로 고차원적 자아는 일에 깊이 몰두하고 싶을 때, 다른 사람들과 깊이 교감하고 싶을 때, 단순히 ‘반응’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인생에서 나만의 길을 가고 싶을 때 나타난다고 해요. <b>문제는 저차원적 자아의 힘이 더 세다는 겁니다.</b></p><p><br></p><p>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고차원적 자아를 끄집어내고 싶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차원적 자아를 잘 이해하고, 내 안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겠죠.</p><p><br></p><p>위에서 니체가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나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b>무의식, 본능, 욕망</b>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인간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을 알려줍니다. 사람에 따라 어떤 본성은 강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약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내가 잘 인지하고 있을 수도, 전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죠.</p><p>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b>‘아, 내 내면에 이런 본성이 있을 수 있구나’</b>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p><p><br></p><p>*&lt;인간 본성의 법칙&gt;을 다룬 에필로그의 글 :</p><p>- <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51?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font color="#ed6f63"><u>목적의식이 있는 삶</u></font></a><font color="#ed6f63"><u><br></u></font>- <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53?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u><font color="#ed6f63">다섯 가지 가짜 목적</font></u></a><font color="#ed6f63"><u><br></u></font>- <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42?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 style="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font color="#ed6f63"><u>내 안의 어두운 나를 마주하기</u></font></a></p><p><br></p><p><b>3. 싱크 어게인</b><br></p><p>제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자 바로 <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58?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font color="#ed6f63"><u>지난 글</u></font></a>에서 소개드린 책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은 경영서에 조금 더 가까운데요, 후반부에는 책의 핵심 내용을 <b>개인의 삶에도 적용하는 방법</b>을 알려주어 저에게 유난히 크게 다가왔습니다.</p><p>지난 글에서 자세히 소개드렸으니 짧게 짚고 넘어가면, 이 책은 <b>무엇이든 다시 생각해보라는(think again) 메시지</b>를 던집니다. 일이든, 가치관이든, 삶이든, 나를 구성하는 그 무엇이든지 일단 한번 의심해보라는 겁니다.<br></p><p><br></p><p>그 이유는 내가 지금 알고있는 것이 지나치게 오래되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 나오는 예시는 한 사람의 <b>커리어</b>입니다.</p><p>저자 애덤 그랜트는 특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꿈이나 커리어에 대한 방향성이 확고했던 사람일수록 <b>터널 시야(tunnel vision)</b>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즉, 어떤 계획을 세우고 나면 그 계획 이외의 다른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계획은 바뀔 수 있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변 상황과 내 가치관이 바뀔 수도 있는데 하나의 방향(특히 직업)만 고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p><p><br></p><p>그는 책의 후반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p><p><i>“우리의 정체성은 열려 있는 체계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대한, 혹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온갖 낡은 이미지에 붙잡혀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선택권을 놓고 다시 생각하기를 시작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b>자신이 날마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b>이다.</i></p><p><i>예전에 단호하게 결심하고 수행했던 것들을 다시 곰곰이 살펴보고, 현재 내리는 의사결정에 의심을 품으며, 호기심을 발동시켜 미래의 계획을 다시 상상하는 데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우리를 낯익은 환경과 과거의 자아라는 족쇄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i></p><p><br></p><p>이렇게 애덤 그랜트는 끊임없는 <b>‘업데이트’</b>를 강조합니다. 그럼 나 자신을 잘 업데이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좋은 책/글/영상을 많이 접하고,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누고, 내 생각과 경험을 글쓰기로 정리하며 성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p><p>이런 건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요? <b>저는 에필로그가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답니다.</b></p><p>




































</p><p><br></p><p>막상 추천은 드렸는데 &lt;인간 본성의 법칙&gt;과 &lt;싱크 어게인&gt;은 두께가 만만치 않고, &lt;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gt;는 제목부터 두려움에 떨게 하는 책이네요. 하지만 제가 직접 내돈내읽 해보고 추천하는 책이니 셋 중 한 권이라도 깊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p>

자기답게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판단의 기준이 외부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는 것, 주변의 목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따라 선택하는 것, 주체적으로 사는 것, 이 모든 것이 정말 어렵지만 동시에 한 개인에게 있어서 굉장히x100 중요합니다.

에필로그의 여러 글에서도 말씀드려 왔지만, 어떤 사람이 자기답다는 건 곧 자기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나는 언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지 등, 나에 대한 수많은 질문에 나만의 답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기 이해를 도와줄 수 있는 책 세 권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모두 제가 직접 읽은 책이고, 책상에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두고 수시로 펼쳐보는 책들입니다.


제가 선정한 자기다움을 키워주는 책은 이렇게 세 권입니다:

1.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이진우

2.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

3. <싱크 어게인>, 애덤 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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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무시무시한 책이 있습니다. 사실 저도 몇 번 시도했다가 포기한 책입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다양한 해설 영상과 해설서를 찾아봤는데요, 그러다가 발견한 것이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입니다. 이 책은 포항공과대학의 이진우 교수님께서 니체의 책을 쉽게 풀어쓰신 해설서인데요, 제목은 거부감을 유발하지만 내용은 정말 좋습니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스스로 깨우치고 문제를 해결하며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자기다운 삶, 주체적인 삶 등에 대해 고민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책입니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소개드립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정말 깨어있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또 다른 부분인 본능과 충동과 욕구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나의 좋은 모습, 성숙한 모습만을 보고 인정하고 싶어합니다. 특히 본인 삶을 진지하게, 주체적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이런 경향이 더한 것 같습니다(제 얘기 맞습니다). 하지만 나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내 안에 있는 어두운 면, 부끄러운 면조차도 마주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성됩니다. 나를 움직이는 욕망을 이해해야 진짜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그 욕망과 충동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그런 것들이 불쑥 튀어나올 때 잘 인지하고 이성으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자신의 내면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자신에게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경멸할 만한 것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는 자는 자신을 절대 극복하지 못합니다. (…) 내가 어떤 것을 동경하거나 희망하거나 기대할 때, 경멸하는 것이 생겨요.”


그러니까 더 나은 내 모습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나의 부족하고 못난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니체 철학의 키워드 중 하나는 ‘자기 극복’인데요, 지금의 내가 가진 결점을 직시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기 극복 역시 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니체는 “자기 자신을 더는 경멸할 줄 모르는 더없이 경멸스러운 인간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니체 철학의 특징인데 이 선생님은 말이 아주 셉니다..


고독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자신만의 가치로 가지고 살아가려면 때로는 치열하게 고독할 줄 알아야 합니다. 고독할 줄 모르는 사람은 그냥 휩쓸려서 살아갑니다. 남이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남이 사는 방식대로 살아요. 그것은 니체가 마지막 인간이라고 일컫는 시장의 군중인 거죠. 니체는 군중이 되지 말자고, 휩쓸려가는 삶을 살지 말자고 이야기합니다. 

(…) 자기 자신을 발견하려면 고독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독한 사람은 자기 자신과 대화하게 됩니다. 혼자 있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돌이켜보고, 자신을 객관화하고, 자신에게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가 혼자 있는 시간을 매우 가치있게 여기는 이유입니다. 하루하루 밀도있게 사는 것도 좋고, 열심히 일하는 것도 좋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와 단둘이 있는 시간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볼 수 있기 때문이죠.


사실 니체의 철학은 워낙 깊고도 방대하기 때문에 이 책 하나 읽고 그의 철학을 이해했다고는 할 수는 없습니다. 저 역시 니체의 철학을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그 중 일부분만을 알고 있을 뿐이구요. 다만 그 일부분이 저에게는 정말 큰 영향을 미쳤고, 제가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를 두고두고 읽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인간 본성의 법칙

에필로그의 여러 글에서 소개드린 책입니다. 무려 900페이지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책이에요.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보라고 하면, 저는 “나를 벌거벗기고 거울 앞에 세우는 책”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인간의 본성 18가지를 소개하는데요, 열여덟 번 벌거벗겨져 거울 앞에 세워지고 나면 얼굴도 화끈거리지만 기분이 묘하게 좋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내가 잘 알고있던 / 어렴풋이 알고있던 / 전혀 모르던 나의 모습을 명확하게 묘사해주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모든 인간의 내면에 ‘저차원적 자아’‘고차원적 자아’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저차원적 자아는 감정적 반응을 보이고 방어적 자세를 취하려는 놈입니다. 내가 옳다고 느끼고 내가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죠. 즉각적 쾌락과 오락거리를 찾으며, 언제나 저항이 가장 작은 길을 택하게 한다고 합니다.

반대로 고차원적 자아는 일에 깊이 몰두하고 싶을 때, 다른 사람들과 깊이 교감하고 싶을 때, 단순히 ‘반응’이 아니라 ‘생각’을 하고 싶을 때, 인생에서 나만의 길을 가고 싶을 때 나타난다고 해요. 문제는 저차원적 자아의 힘이 더 세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고차원적 자아를 끄집어내고 싶어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저차원적 자아를 잘 이해하고, 내 안에서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겠죠.


위에서 니체가 말한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나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무의식, 본능, 욕망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책은 인간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을 알려줍니다. 사람에 따라 어떤 본성은 강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약하게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또 내가 잘 인지하고 있을 수도, 전혀 모르고 있을 수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며 ‘아, 내 내면에 이런 본성이 있을 수 있구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것이 한 인간으로서의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간 본성의 법칙>을 다룬 에필로그의 글 :

- 목적의식이 있는 삶
- 다섯 가지 가짜 목적
- 내 안의 어두운 나를 마주하기


3. 싱크 어게인

제가 가장 최근에 읽은 책이자 바로 지난 글에서 소개드린 책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은 경영서에 조금 더 가까운데요, 후반부에는 책의 핵심 내용을 개인의 삶에도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저에게 유난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지난 글에서 자세히 소개드렸으니 짧게 짚고 넘어가면, 이 책은 무엇이든 다시 생각해보라는(think again) 메시지를 던집니다. 일이든, 가치관이든, 삶이든, 나를 구성하는 그 무엇이든지 일단 한번 의심해보라는 겁니다.


그 이유는 내가 지금 알고있는 것이 지나치게 오래되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 나오는 예시는 한 사람의 커리어입니다.

저자 애덤 그랜트는 특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꿈이나 커리어에 대한 방향성이 확고했던 사람일수록 터널 시야(tunnel vision)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즉, 어떤 계획을 세우고 나면 그 계획 이외의 다른 대안을 선택할 가능성을 아예 닫아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계획은 바뀔 수 있고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주변 상황과 내 가치관이 바뀔 수도 있는데 하나의 방향(특히 직업)만 고수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는 책의 후반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열려 있는 체계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에 대한, 혹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온갖 낡은 이미지에 붙잡혀 있을 필요가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선택권을 놓고 다시 생각하기를 시작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자신이 날마다 하는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다.

예전에 단호하게 결심하고 수행했던 것들을 다시 곰곰이 살펴보고, 현재 내리는 의사결정에 의심을 품으며, 호기심을 발동시켜 미래의 계획을 다시 상상하는 데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이 우리를 낯익은 환경과 과거의 자아라는 족쇄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이렇게 애덤 그랜트는 끊임없는 ‘업데이트’를 강조합니다. 그럼 나 자신을 잘 업데이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좋은 책/글/영상을 많이 접하고,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누고, 내 생각과 경험을 글쓰기로 정리하며 성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건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에필로그가 그런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매일매일 고민하고 있답니다.


막상 추천은 드렸는데 <인간 본성의 법칙>과 <싱크 어게인>은 두께가 만만치 않고,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는 제목부터 두려움에 떨게 하는 책이네요. 하지만 제가 직접 내돈내읽 해보고 추천하는 책이니 셋 중 한 권이라도 깊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매주 목요일 오전, 생각할거리를 보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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