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 :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최근 저 자신을 깊이 돌아볼 일이 있었는데, 그 과정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이렇게 자기 자신에 대해 성찰하다보면 가끔 이렇게 생각이 와다다 쏟아질 때가 있어요. 그런 생각은 얼른 글로 써서 잘 담아두어야 합니다.)

메모장에 휘갈겨 쓴 글이라, 평어체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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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나. 일단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좋은 사람이 뭐지? 일단 기본적으로 배려심을 갖춰야 한다. 가장 중요한 덕목인데 쉽지 않다. 주변을 보면 배려심만 갖춰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또 쉽게 감정에 휩쓸리거나 그 감정을 쉽게 드러내서는 안 된다.

또 뭐가 있을까? 진중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 저 사람 너무 무겁기만 하고 부담스럽다, 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아 저 사람 친해져 보니까 너무 가볍네 역시 안 된다. 저 사람 깊이도 있지만 의외로 위트도 있고 인간적인 면도 있네, 의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그리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가 매력적이지? 일단 여유로운 사람은 매력적이다. 대화 중간중간 한 템포 쉴 줄 아는 여유를 가진 사람, 생각할 여유를 가진 사람이 요즘은 매력적인 것 같다. 또 자기 자신에게 당당한 사람이 매력있어 보인다. 나는 근자감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내가 나를 믿겠다는 데 무슨 다른 근거가 필요한가. 허세랑 근자감은 다르다.

다른 사람에게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귀를 기울일 줄 안다는 건 잘 듣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실 진짜 고수는 한 단계가 더 있는 것 같다. 뭐냐면 바로 그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질 줄 아는 사람.

상대방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이 사람의 말을 진짜 경청하지 않으면 이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고, 두 번째는 그런 질문을 실제로 입 밖으로 꺼낼 만큼 이 사람에게 관심을 보일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얼마 전에 ㅇㅇ이가(친구) "요즘 휴튼에서 가장 고민이 뭐야?"라고 물어봤을 때가 딱 그런 느낌이었다. 어떻게 요즘 내 머릿속을 가장 많이 헤집고 다니는 질문을 콕 집어서 물어봤지? 그 질문 자체가 나한테는 고마움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고 휴튼도 고객들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야 한다.

또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해주는 것만큼 멋진 능력도 없다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이건 그 중요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XX이(친구)를 보고 배운 것. 면밀한 관찰력으로 상대방의 자신감을 키워줄 수 있는 사람, 칭찬과 감사를 아끼지 않는 사람이 되자.

마지막으로, 아마도 최고의 찬사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이 사람은 내가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얼마 전에 책에서 "신뢰의 기본은 '저 사람이 내가 중시하는 어떤 것을 함부로 깨뜨리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라는 문장을 읽었는데, 곱씹을수록 맞는 말이다. 친구로서든 동료로서든 연인으로서든 가족으로서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반대로,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다. 나 자신을 갉아먹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몇 번의 좌절과 실패가 주는 상처를 내 상상 속에서 계속해서 문대며 고통을 키우는 짓만큼은 하면 안 된다. 부정적인 생각은 자라나는 속도가 빠르다. 상상과 추측이라는 물을 그만 주고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남에게 상처주는 사람이 되면 안 된다. 나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나쁜 놈이 아닌 이상) 직접 상처를 주는 일은 드물 텐데, 내 언행이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간접적으로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옛날에는 상처받는 사람이 그저 약해빠진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람을 알아갈수록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다. (습관적으로 상처받는 사람은 여전히 좀 짜증나긴 한다)

마지막으로 냉소적인 사람만큼은 절대 되지 말아야 한다. 삶의 중요한 가치들을 냉소하는 사람, 깊고 진지한 생각을 냉소하는 사람, 타인의 삶을 쉽게 냉소하는 사람, 이상을 냉소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내 주변에서 가장 보잘것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쏘리) 바로 냉소적인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은 무기력해보이거나 허세로 가득 차 보이거나 둘 다에 해당한다. 그런데 사실 요즘 세상에서 냉소를 피하기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