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EO에 올라온, 실리콘밸리의 27년차 개발자 한기용 님의 인터뷰입니다. 총 3부작인데요, 그 중에서 제가 특히 인상깊게 본 세 번째 영상 <이런 얘기를 하면 화내는 사람도 있죠>를 가져와 봤습니다. 다른 영상도 추후 다뤄보겠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이런 내용들입니다.
1.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기. 그게 반드시 one-way door가 아닐 수 있다. 대부분 길게 보면 two-way door이니, 장기적으로 보고 많이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
One-way door, two-way door는 간단히 말해 이 선택을 번복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입니다. One-way door(일방향 문)는 한번 결정하면 그것을 돌이키는 데 큰 비용이 드는 선택이고, two-way door(양방향 문)는 어렵지 않게 번복할 수 있는 선택을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더 깊이 다뤘으니 참고해 주세요.
2. 어떤 환경이 나와 맞지 않는 경우, 나를 환경에 맞추려 하지 말고 새로운 환경을 찾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저도 경험이 많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환경만 찾아다니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반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기용 님의 말씀처럼, 나와 도저히 맞지 않는 곳에서 끙끙 앓기보다는 더 나은 곳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 옳을 수도 있겠죠.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다를 것 같습니다만 양쪽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것이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3. 외부에서 멘토를 찾아볼 것. 여기서 멘토란, 나에게 질문을 많이 해주어 내가 더 많이, 옳은 방향으로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람.
정말 깊이 공감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받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것이 옳은 것 같다'라는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반드시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경험만큼 구체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문제 역시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한 사람의 구체적인 경험을 보편적인 상황에도 적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누군가의 조언은 정말 딱 조언 정도로만 받아들이려 노력합니다.
한편 질문을 던져주는 것은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비슷한 경험을 해본 사람은 그 상황에서 어떤 질문이 중요한지도 잘 알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마주했던 질문들이겠죠.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에 따라서 천차만별일 수 있기 때문에, 답을 제시하려는 사람보다는 질문을 통해 고민을 이끌어내는 사람이 훨씬 더 믿음직스러운 것 같습니다. 저도 그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구요.
4. 행동으로 빨리 옮기기. 공부를 많이 하고 준비를 많이 한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실패를 너무 걱정하지 말 것. 행동 기반이 되어야 한다.
어렵습니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건 그만큼 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패할까봐 두려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죠. 커리어도,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매번 다짐하는 건데 실천하기는 참 어렵네요.
5. 호기심을 갖고 사람들을 많이 만날 것. 네트워크를 쌓는 것은 중요하다. 반대로 냉소적인 사람들, 힘 빠지게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피해라. 상대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 해도, 만난 뒤에 기운이 빠지면 만나지 않는 게 좋다.
비대칭적 기회라는 개념을 소개한 글이 있습니다. 비대칭적 기회에는 양의 비대칭(positive asymmetry)과 음의 비대칭(negative asymmetry)이 있는데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양의 비대칭적 기회에 속합니다.
무슨 뜻이냐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행위는 잠재적 손실보다 잠재적 이익이 더 큰 기회라는 겁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얻는 잠재적 손실로 무엇이 있을까요? 아마 약간의 시간과 돈 정도가 있겠네요. 그렇다면 잠재적인 이익은 무엇이 있을까요? 운이 좋다면 나와 생각이 정말 잘 맞는 사람일 수도 있고,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은 잠재적 손실보다는 이익이 더 크고, 한기용 님 역시 이와 같은 맥락으로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상은 앞으로 여러 번 반복해서 볼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소개드리지 않은 내용도 굉장히 많으니, 꼭 한 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Q. 5년 전으로 돌아가 내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다시 내릴 수 있다면, 그 선택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