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가전계의 애플이라고도 불리는 <b>발뮤다</b>의 창업자 <b>데라오 겐</b>의 2019년 인터뷰입니다. ‘죽은 식빵도 살리는 토스터’ 들어보셨나요? 발뮤다의 대표적인 가전제품입니다. 인터뷰 전반적으로 좋지만, 여기서 가장 저에게 와닿은 부분은 <b>데라오 겐의 아버지</b>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p><p><br></p><p>데라오 겐의 아버지는 말년에 치매를 앓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일화가 소개돼요.</p><p><i>"마지막으로 뵈러 갔을 때 제 이름도 깜빡할 정도였는데 <b>'내 인생은 나 스스로 끊겠다'</b>고 하셨습니다. '자살'이 아니라 '<b>자결</b>'이란 단어를 쓰시더군요. 스스로 당신의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았습니다."</i></p><p><i>아버지는 '자결' 계획을 말했다. "도자기 굽는 가마 위에 올라가 떨어져 죽을 거야. 사다리도 구해 놨어." 아들은 농담 섞어 말렸다. "거기서 뛰어내려도 안 돌아가시니 절대 하지 마세요!" 일주일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b>아버지가 가마 지붕 밑에서 돌아가신 채 발견됐다고 했다.</b> "희미해지는 기억력을 붙잡고 계획을 감행한 겁니다. 아버지의 마지막은 이성의 승리였습니다. 나만의 영웅이 영웅다운 방법으로 최후를 맞았구나 싶었습니다."</i></p><p><br></p><p>언뜻 보면 삶에 의지가 없는 노인이 그냥 자살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게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b>자결</b>. 자신을 죽이는 것(자살)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낸다는 관점입니다.&nbsp;</p><p><br></p><p><a href="https://heuton.kr/curation/original/11?from=internal_link" target="_blank"><font color="#ed6f63"><u>사르트르가 말했듯</u></font></a>,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입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b>그냥 세상에 태어나져버린 거죠</b>. 이는 큰 축복이면서도 동시에 불행이기도 합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 그리 쉽지만은 않은 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살아간다는 것이요.</p><p><b>죽을 때는 어떤가요?</b> 사람이 죽는 원인은 (안타깝게도) 참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죽는다는 겁니다. 병에 걸리든 사고를 당하든, 즉사를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서서히 자신의 몸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고 나서야 결국 마지막 숨을 거두게 됩니다.</p><p><br></p><p>이런 관점에서 보면, 삶을 스스로 끝낸다는 건 큰 용기이자 큰 자유입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b>내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b>이니까요.</p><p>






</p><p>얼핏 자살을 찬양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구요, 다만 죽음에 대한 결정권을 내가 갖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내 삶의 유일한 주인으로서, <b>시작과 끝을 모두 내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b>. 그래서 데라오 겐의 아버지의 죽음이 왠지 모르게 멋지다고 느껴집니다.</p>

삶을 스스로 끝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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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계의 애플이라고도 불리는 발뮤다의 창업자 데라오 겐의 2019년 인터뷰입니다. ‘죽은 식빵도 살리는 토스터’ 들어보셨나요? 발뮤다의 대표적인 가전제품입니다. 인터뷰 전반적으로 좋지만, 여기서 가장 저에게 와닿은 부분은 데라오 겐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데라오 겐의 아버지는 말년에 치매를 앓으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일화가 소개돼요.

"마지막으로 뵈러 갔을 때 제 이름도 깜빡할 정도였는데 '내 인생은 나 스스로 끊겠다'고 하셨습니다. '자살'이 아니라 '자결'이란 단어를 쓰시더군요. 스스로 당신의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같았습니다."

아버지는 '자결' 계획을 말했다. "도자기 굽는 가마 위에 올라가 떨어져 죽을 거야. 사다리도 구해 놨어." 아들은 농담 섞어 말렸다. "거기서 뛰어내려도 안 돌아가시니 절대 하지 마세요!" 일주일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아버지가 가마 지붕 밑에서 돌아가신 채 발견됐다고 했다. "희미해지는 기억력을 붙잡고 계획을 감행한 겁니다. 아버지의 마지막은 이성의 승리였습니다. 나만의 영웅이 영웅다운 방법으로 최후를 맞았구나 싶었습니다."


언뜻 보면 삶에 의지가 없는 노인이 그냥 자살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이게 멋있게 느껴졌습니다. 자결. 자신을 죽이는 것(자살)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끝낸다는 관점입니다. 


사르트르가 말했듯, 인간은 세상에 내던져진 존재입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냥 세상에 태어나져버린 거죠. 이는 큰 축복이면서도 동시에 불행이기도 합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태어나, 그리 쉽지만은 않은 한 인간의 삶이라는 것을 살아간다는 것이요.

죽을 때는 어떤가요? 사람이 죽는 원인은 (안타깝게도) 참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죽는다는 겁니다. 병에 걸리든 사고를 당하든, 즉사를 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서서히 자신의 몸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고 나서야 결국 마지막 숨을 거두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삶을 스스로 끝낸다는 건 큰 용기이자 큰 자유입니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얼핏 자살을 찬양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구요, 다만 죽음에 대한 결정권을 내가 갖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는 겁니다. 내 삶의 유일한 주인으로서, 시작과 끝을 모두 내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그래서 데라오 겐의 아버지의 죽음이 왠지 모르게 멋지다고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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