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튼 레터] 내가 가져온 믿음이 흔들릴 때

'다시 생각하기'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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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튼 아버지
Aug. 2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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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종종 휴튼 레터를 통해 폴 그레이엄의 에세이를 공유드리는데요, 그 중 끈기와 고집을 구분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이와 관련된 애덤 그랜트의 책이 떠올라 오늘 소개드리려 합니다. 3주 연속 애덤 그랜트네요.

저는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저만의 원칙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믿음들이 깨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상상과 현실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나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싱크 어게인Think Again>이라는 책에서, 또덤 또랜트는 '다시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추구하는 가치관 등이 언제든 바뀔 수 있으니 오픈된 자세로 재검토를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두 번째 의견 만들기

저자 애덤 그램트는 인간은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의견이나 믿음을 계속해서 고수하려는 성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실이든 시간이 흐르고 외부 환경이 변함에 따라 구닥다리가 되기 마련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우리가 항상 '두 번째 의견'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즉, '나는 A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B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이죠.

우리는 자신의 의견이나 가치관을 바꾸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실제로 똑똑한 사람일수록 (또는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믿음을 수정하거나 보완하는 데 애를 먹는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그러한 자세를 비판하며 이렇게 얘기합니다.

"만일 어떤 것에 대해서 잘 안다고 확신한다면 자기 지식에 묻어있을 수도 있는 오류나 빈틈을 굳이 찾으려고 애쓸 이유가 없다. 그러니 새로운 지식을 찾을 필요도, 기존의 지식을 바로잡을 필요도 없다."

애덤 그랜트에 따르면, 우리에게 이런 성향이 존재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부서지기 쉬운 우리의 자아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할 때, 혹은 남들에게 멋있게 보이고 싶어할 때 자신이 가진 약점을 부정하니까요.


확신에 찬 겸손함

책에는 오만함과 겸손함을 비교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오만함은 내 가치관이나 의견을 절대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고수하는 것입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오만함은 무지에 확신을 합한 것이다. 겸손함이 인생의 경험을 흡수해서 이것을 지식과 지혜로 바꾸어놓는다면, 오만함은 인생의 경험을 튕겨내는 고무 방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늘 겸손해야 합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경험과 지식이 쌓일수록 겸손함을 잃지만, 저는 오히려 더욱 더 겸손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그만큼 내가 모르는 게 이렇게나 많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요.

애덤 그랜트는 우리가 '확신에 찬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확신에 찬 겸손함'이란, 내가 언제든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만 자신의 능력에는 자신감을 가진 상태를 얘기합니다. 즉, 지금 내가 어떤 대상에 대해 가진 믿음이 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곧 또 다시 정답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나의 능력에는 단단한 믿음이 있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영역을 학습해야 하고, 심지어 내 믿음과 반대되는 진영의 이야기도 열린 마음으로 들어봐야 합니다. 이는 분명 나의 컴포트 존(comfort zone)을 벗어나는 행위입니다. 내 신념이 흔들리는 건 너무 불편한 경험이니까요. 하지만 오만함으로 가득한, 편협한 시각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신감', 즉 확신에 찬 겸손함을 길러야 합니다.


두 가지 종류의 분리

책에서 얘기하는 '다시 생각하기'를 조금이라도 잘 실천하기 위해, 우리는 두 가지 종류의 '분리'를 해야 한다고 애덤 그랜트는 얘기합니다.

첫 번째는 자신의 현재에서 자신의 과거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리를 어렵게 하는 것은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변함없이 일관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집착입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배우는 것도 많아지고 외부 환경도 변하며 나 자신 역시 어느 정도는 바뀌는 게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요? 저자는 레이 달리오의 말을 인용합니다.

"자기를 돌아보면서 '이런! 1년 전에 내가 그렇게 어리석었단 말이야?'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사람은 지난 1년 동안 그다지 많은 것을 배우지 않았던 게 분명합니다."


두 번째 종류의 분리는 자신의 의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내가 가진 믿음이나 사상, 이념이라는 잣대로 나 자신을 규정하는 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내가 가진 의견을 지나치게 성스럽게 여길 때, 우리는 내 의견을 반대하는 모든 의견을 적대적으로 바라봅니다. 내 의견에 대한 반박을 마치 나 개인에 대한 공격인 것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이 믿고 있는 것들이 아니라, 그 사람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규정되기 때문이죠. 즉, 우리는 내가 가진 피상적인 의견이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가치관으로 나 자신을 규정할 때 비로소 '다시 생각하기'의 유연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애덤 그랜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당신의 가치관, 즉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당신 인생의 핵심 원리들이다. 그것은 탁월함과 관대함이 될 수도 있고, 자유와 공정함이 될 수도 있으며, 혹은 안정성과 온전함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종류의 원리를 자기 정체성으로 삼을 때 당신은 그 원리들을 발전시켜나갈 최상의 방법을 향해서 마음을 활짝 열어둘 수 있다."


마무리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갖고 있던 믿음이 깨지는 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나는 이렇게 행동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면? 나는 저런 생각이 틀렸다고 믿어왔는데 사실 그 생각이 옳은 거라면? 이러한 경험은 매번 힘들고, 그래서 애덤 그랜트가 말하는 '다시 생각하기'가 말처럼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또 너무 쉽게 믿음을 바꾸면 스스로 줏대없는 사람같다는 느낌도 들 테고요.

그래서 저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이 흔들릴 때는, 이것이 단기적인 흔들림인지 아니면 뿌리째 바뀌는 건지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전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반응만 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길을 잃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둘을 그나마 잘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면 하나는 평소에 비슷한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들과 깊이있는 대화를 나누는 것, 다른 하나는 좋은 책을 읽는 것이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가 가진 생각을 다시 검토해 볼 수 있고, 적절하게 수정 또는 보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오픈된 마인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기존에 갖고 있던 믿음이 흔들려 혼란스러움을 느낀 경험이 있나요?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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