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튼 레터] T들이 만든 철학

스토아 철학에 대하여

Avatar
휴튼 아버지
July 27, 2023
Image

안녕하세요, 오늘은 책을 한 권 소개드리려 합니다. 요즘 제 지인들에게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는 37,342권의 책 중 하나인데요, 제목은 <스토아적 삶의 권유>입니다.

이 책은 스토아 철학을 다룹니다. '철학'이라고 하니 벌써 머리가 아프죠? 하지만 스토아 철학은 절대 어려운 철학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삶의 자세, 나 자신의 감정과 태도를 통제하는 방법 등에 대한 철학이에요. 저를 한번 믿고 계속 읽어보세요.

저는 스토아 철학을 접하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삶의 태도와 비슷하기도 했고, 제가 개인적으로 겪고있던 문제들에도 일종의 해답을 제시해주었기 때문이에요.


어떻게 하면 잘 살 수 있을까

"스토아주의는 인류의 근본적 질문인 '어떻게 하면 잘살 수 있을까?'에 대답하고 싶어한다."

책 초반에 나오는 문장입니다. 스토아 철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보통 '행복'이라고 번역되는 '에우다이모니아'에 이르는 것이라고 해요. 에우다이모니아는 쓰기도 읽기도 발음하기도 어려우니 일단 치워둡시다.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행복이란, 자신의 잠재력을 계발하여 자신의 본모습과 원하는 모습 사이의 격차를 좁히는 것을 말합니다.


절제의 철학

제 생각에 스토아 철학자들은 모두 T입니다. 감정에 휩쓸리는 것을 무척 경계하기 때문이죠. 스토아 철학의 대표적인 인물인 세네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정념을 피할 수 없지만, 극복할 수는 있다." 여기서 정념이란, 이성을 흐트러뜨리는 비합리적이거나 과장된 감정을 말합니다. 욕망, 두려움, 분노 등과 같은 감정에 휩싸이면 합리적으로 행동하기가 어렵죠.

이렇듯 스토아 철학이 지닌 핵심적인 키워드는 '절제'입니다. 그런데 절제라고 해서 모든 것에 욕심을 버린 채 수도승같이 살라는 것은 아니고요, 감정과 욕망에 사로잡히는 것을 경계하라는 것입니다.

"스토아학파는 느끼는 걸 멈추라고 하지 않는다. 부정적인 감정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우리가 원하는 걸 얻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라고 제안한다. 즉, 정념이 나타나는 걸 막지 말고, 그것들보다 강해져서 다스릴 줄 알게 되어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Vs. 없는 것

스토아 철학의 또다른 대표적인 인물은 에픽테토스입니다. 그는 로마 시대의 노예 출신입니다. 노예가 철학자가 될 수 있었다니 놀라울 따름이지만, 아무튼 그가 제시한 중요한 개념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통제의 이분법이라는 것인데요.

에픽테토스는 모든 대상을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딱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바로 나의 인식행동입니다. 즉,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에 대한 나의 인식, 그리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나의 행동만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죠.

반대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그 외 전부입니다.

에픽테토스는 신체, 재산, 명성과 같은 것들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노력을 통해 어느 정도 지켜낼 수는 있지만, 늘 외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만 통제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픽테토스는 우리가 행복을 위해 이러한 것들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기대는 것은 위험한 일이죠.


궁수의 비유

이에 대해서는 또다른 스토아 철학자인 키케로가 말한 '궁수의 비유'가 찰떡입니다. 궁수가 화살로 목표물을 맞히려고 할 때는 많은 요소를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를 테면 연습량, 사용하는 활의 종류, 활을 쏠 때 화살이 가리키는 방향 등이 있겠죠. 이런 것들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죠.

하지만 일단 화살이 활을 떠나고 나면, 궁수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바람이 불 수도 있고, 목표물이 움직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궁수가 염려해야 할 요소가 아닙니다.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과녁의 실제 명중은 결심하되 욕구될 일은 아니다."

키케로가 한 말입니다. 이는 제가 좋아하는 '진인사대천명'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것입니다. 이 내용이 저에게는 큰 깨달음이었어요. 이러한 자세에 대해 어렴풋이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명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 그리고 내가 진짜 집중해야 할 대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깨달음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말한 '인식'과 '행동'이죠. 그 외에 외부의 영향을 받아 벌어지는 모든 것들에 대해서는 되도록 초연한 마음을 지녀야 하는 것입니다.

요즘 저는 스토아 철학에 심취해 있습니다. 책상 위에 이 책을 올려두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것 같을 때마다 꺼내서 읽어봅니다. 그럼 어떻게 내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을까요?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해본 경험이 있나요?

다음 레터에서 뵙겠습니다.

🔥 휴튼 레터의 인기 글
지금 휴튼에서 나도 몰랐던 나를 알아가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