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튼 레터] 완벽주의의 세 가지 함정
적절한 불완전함 추구하기
저는 제가 가지고 있던 견해와 다른 관점을 던져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서로 다른 관점을 접하면 내가 가진 생각의 지평이 넓어질 뿐 아니라 보다 본질적인 관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읽은 애덤 그랜트의 <히든 포텐셜>도 그런 책이었습니다. 솔직히 초반에는 뻔한 말만 늘어놓아서 그만 읽고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진국인 책입니다.
오늘은 책의 내용 중에서도 '완벽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삶의 몇몇 부분에 있어서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습니다. 그 외의 영역에서는 나사가 많이 빠져있습니다. 완벽주의는 제가 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며, 저로 하여금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도록 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그 부분들이 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고, 그래서 완벽주의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막연히 느꼈던 완벽주의의 함정을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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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의 세 가지 함정
<히든 포텐셜>의 저자 애덤 그랜트는, 결점이 없는 완벽한 결과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완벽주의자들이 세 가지 함정에 빠진다고 합니다. (⚠️ 뜨끔주의)
첫 번째, 완벽주의자들은 중요하지 않은 세부사항에 집착합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 아니 나무의 이파리 하나하나에 지나치게 신경씁니다.
두 번째,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 또는 어려운 과제를 회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지의 영역으로 나아가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기를 주저합니다. 초반에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서툴고 부족한 과정을 견뎌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금 지니고 있는 역량만을 계속해서 다듬습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느끼더라도 생각에 그치고 맙니다.
세 번째, 실수를 하면 자신을 비하합니다. 실수/실패에 대처하는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 회고를 하는 것입니다. 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는지 돌아보고 다음번에는 더 나은 결과물을 얻도록 노력해야 하죠. 하지만 완벽주의자들, 실패에 박한 사람들은 실패했을 때 자신을 자책하느라 바쁩니다.
애덤 그랜트는 이렇게 세 가지 함정을 꼽습니다.
안 궁금하시겠지만 여기에 제 생각 하나를 더 덧붙이자면, 저는 완벽주의로 인해 우리가 꾸준함을 잃는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 함정과 같은 맥락인데요, 무엇이든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초라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책 몇 페이지 읽는다고 통찰이 얻어지지 않고, 운동 한 달 한다고 건강이 좋아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완벽주의자들은 머릿속에 그려놓은 '완벽한 그림'만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곳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며 자책하고 포기하는 게 아닐까요? 제가 요가를 배워보려고 몇 번 깔짝댔다가 포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애덤 그랜트 이렇게 얘기합니다.
"완벽주의는 우리를 점점 좁아지는 시야에 가두고 실수를 회피하게 만든다."
여러분은 위 함정 중에 몇 번에 특히 찔리나요?
적절한 불완전함
그래서 애덤 그랜트는 완벽주의를 거부합니다. 그는 우리가 완벽주의를 버리고, 그 대신 '적절한 불완전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성장의 원동력은 완벽 추구가 아니라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이라고 얘기하죠. 저는 이 문장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스스로 세운 높은 기준이 곧 완벽주의 아닌가요?
저자는 완벽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정밀한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막연한 완벽주의가 아닌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가장 중요한 행동에 집중할 수 있고, 언제 그만하면 충분한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결국 우선순위의 문제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애덤 그랜트가 책에서 묘사한 완벽주의는, 우선순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저 모든 면에서의 완벽을 추구하는 자세입니다.
반대로 스스로 높은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전체적인 관점에서 우선순위를 매긴 뒤 각 영역에 구체적으로 얼마나 높은 기준을 세울 것인지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아, 물론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본 전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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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저자가 얘기한 '과장된 의미 효과(overblown implication effect)'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고 마치겠습니다.
애덤 그랜트가 얘기하길, 완벽주의자의 치명적인 단점은 한번만 실패해도 실패자가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한 가지 요리가 맛없다고 해서 여러분을 형편없는 요리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오타 하나 냈다고 여러분의 글이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실수 한 번 했다고 여러분을 몰상식한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애덤 그랜트가 인용한 '과장된 의미 효과'입니다.
그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사람들이 여러분의 기량을 평가할 때는 여러분의 최저점보다 최고점에 훨씬 큰 비중을 둔다. (...)
사람들은 여러분의 잠재력을 여러분이 겪은 최악의 순간이 아니라 여러분이 이룬 최고의 순간으로 판단한다. 여러분도 여러분 자신에게 조금 더 너그러우면 어떨까?"
여러분은 어떤가요. 삶의 어떤 부분에 있어서 완벽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나요? 휴튼에서 생각을 정리하면서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눠 보세요!
다음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