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튼 레터] 성공적인 삶을 위한 컨닝 페이퍼 - 1/2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즐겼던 것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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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튼 아버지
2022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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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pbox(드롭박스)라는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회사라 많은 분들이 아실 텐데요, 제가 드롭박스를 접한 계기는 한 유튜브 영상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창업자 Drew Houston이 자신의 모교 MIT에서 한 졸업 축사가 저에게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인데요, 이번 글에서 그 내용을 소개드리려 합니다. 벌써 9년 전 영상이네요.

전체 이야기는 세 가지 꼭지로 이루어져 있고요, 영상을 번역하여 옮겨보겠습니다. (문장 단위로 번역하지 않고, 주요 메시지만 요약 및 편집, 정리했습니다)


(여기부터 번역)

0. 프롤로그

졸업생 여러분, 축하합니다. 오늘(졸업식)이 특별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텐데요, 저에게 졸업식이 특히 의미있는 이유는 이제부터는 더 이상 답이 정해져 있는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인생을 계획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내가 어디로 가고 싶은지도 정확히 모르겠지만 일단 어디로든 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회사를 차릴 수도 있고, 의사가 될 수도 있고, 소설가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여러 실패를 맛볼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졸업할 당시에는 제가 뭘 할지 전혀 알지 못했어요.

정해진 커리큘럼 안에서 정해진 시험을 보고 정해진 점수를 받는 삶은 오늘 부로 끝입니다. 그럼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만약 제가 여러분의 자리에 앉아있었다면 저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해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그 고민 끝에 컨닝 페이퍼를 준비했습니다.

이 컨닝 페이퍼에는 세 가지가 적혀 있습니다. 테니스 공, 써클(주변 사람들), 그리고 30,000이라는 숫자예요.


1. 테니스 공

저는 21살 때 첫 창업을 했습니다. Accolade라는 이름의 회사였는데요, SAT(미국 수능)를 위한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 코스를 제공했죠. 참고로 회사를 창업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1) 포토샵으로 로고를 만들고 (2) 로고가 찍힌 명함을 만들고 (3) 여러 컨퍼런스에 다니며 만나는 여자들에게 목소리를 있는 힘껏 깔고 “저는 기업 오너입니다.”라고 말하고 다니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신나게 일했습니다. 아마존에서 경영과 관련된 책을 잔뜩 사서 기숙사 방에서 밤새 공부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죠. 회사도 잘 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2년이 지나자 문제가 생겼어요. 갑자기 이 일에 질려버리기 시작했고, 더 이상 고등학교 수학 문제들에 파묻혀 사는 삶을 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는 것은 제 오랜 꿈이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잠시 쉬기로 결정했습니다.

참고로 저와 같은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에게 ‘잠시 쉰다’는 것은 포커봇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포커봇이 무엇인지 설명드릴게요. 우선 '온라인 포커'라는 것은 사실상 몇 시간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 클릭을 해대며 가진 돈을 전부 잃는 행위입니다. 포커봇은 그 행위를 사람 대신 해주는 녀석이죠. 저를 대신해서 돈을 잃어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그 개발 작업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하루종일 프로그램 코드를 짤 생각밖에 안 했어요. 샤워를 할 때도 포커봇 생각, 자다가 깨서도 포커봇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루는 부모님이 주말에 가족끼리 여행을 가자고 하셨습니다. 물론 좋았지만 저는 포커봇 만들기를 중단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트렁크에 컴퓨터와 전선들을 한가득 싣고,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컴퓨터를 설치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이것저것 치우고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어머니는 대체 뭘 하는 거냐고 물으셨고 그때 제가 감옥에 갈 거라고 생각했다고 해요. 저는 그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빠져있었습니다.

원래는 오늘 여러분이 사랑하는 것을 하라는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면 '나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속이거나 정당화하기가 너무 쉽기 때문이죠(제 첫 번째 회사처럼).

생각해보면, 제 주변에서 가장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단순히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거의 집착하는 수준이죠. 그것도 아무것에나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착합니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에 말입니다.

저는 어릴 때 강아지를 키웠는데요, 테니스 공을 가지고 놀곤 했습니다. 아마 강아지를 키워본 분들은 알 텐데, 공을 들고 던지려는 시늉만 해도 강아지들은 눈알이 뒤집히고 벌써부터 흥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공을 던지자마자 앞뒤 가리지 않고 공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가죠. 그게 제가 봐온,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본인에게 테니스 공과 같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찾았으면 좋겠어요.

제 주변에는 똑똑하고 일도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돈도 잘 벌고요. 그런데 그 중 많은 친구들이 매일 자신의 일에 대해 불평하고 마치 사무실에 족쇄가 채워져있다는 듯이 얘기합니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만의 테니스 공을 쉽게 찾지 못한다는 겁니다. 저에게는 SAT가 그런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죠. 물론 저는 그 일을 좋아했지만, SAT계의 왕이 되겠다는 수준의 열정은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 회사인 드롭박스와 옛날에 빠져있던 포커봇은 모두 저를 방해하는 것들(distraction)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제 머릿속에서 울려대고 있었는데, 저는 늘 그 목소리를 무시하려고 애썼죠. 지금 하고 있는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요(공부든, 일이든). 돌아보니, 제가 이 목소리를 끝까지 무시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움이 느껴집니다.

여러분에게도 머릿속에 그런 목소리가 있을 겁니다. 찾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걸 찾을 때까지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세요. 언젠가는 찾게 될 테니까요.


(끝)

다음 글에서 이어서 소개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집착할 정도로 좋아했던,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즐겼던 것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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